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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젊은작가상 수상집 페미니즘 리뷰: "젊음의 민낯"-1

도서 비평리뷰

by 신비의 속삭임 2020. 7. 20.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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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담은 리뷰입니다. 

*무단 배포 및 수정, 복사 붙여넣기 금지. 모든 저작권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이 글은 도서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내용 일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리뷰에 사용된 모든 사진의 출처는 원 제공자에게 있습니다.

 

1. 서론

 

  “젊음은, 지나치도록 칭찬받는 계절인 봄과 비슷하다.”

 

 미국의 교육가인 버틀러가 남긴 명언 중 하나이다. 이 명언은 ‘젊음’, ‘청춘’에 대한 본인의 시각과 상당히 비슷하다.

‘젊음’은 공허하며, 추상적이다. 수많은 기득권은 젊음을 부러워하며,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지라고 설득한다. 하지만, 정작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수많은 문제들을 홀로 맞닥뜨리게 되며, 그들이 마주하는 그 어떤 문제조차 쉽게 다음 장을 넘길 수 없는 고도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출처: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 2017년 서울시 청년수당 참여 대상 청년 지원동기 키워드 분석

위의 키워드들은 모두 현대의 '젊음'이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이며, 쉽게 버리거나 처리할 수 없는 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젊은’ 작가들의 시선으로 쓰인 문학이 궁금했다. 기성세대가 ‘젊음’에 대해 생각하며 쓴 문학이 아닌, 정말 ‘젊음’이라고 불리는, 본인처럼 복잡한 사고를 하고 있을 동시대의 작가들이 쓴 작품들이 궁금했던 것이다.

 

역시 예상대로 이 작품집의 내용들은 그리 산뜻하지도, ‘봄’처럼 그 단어 자체로도 낭만적이지 않았다. 차별받는 여성들과 장애인의 현실에 관한 재구성,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낙태죄에 관한 고찰 등을 담고 있는 작품들의 내용은 기성세대들이 하는 고민과 마찬가지로 무겁고, 어둠에 가득 차 있었다. 이하 본문에서는 ‘젊은이’들의 고민을 풀어나간 총 7편의 수록작들을 ‘젊음의 민낯’ 이라는 주제 하에 다양한 시각으로 비평해보려 한다.

 

 

 

 

 

 

2. 본론 

 

º 페미니즘 비평 - 「음복」,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다른 세계에서도

 

 위의 세 작품은 모두 여성작가에 쓰인, 여성의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다룬 작품이다. 모든 작품의 상당 부분에 페미니즘적인 시각이 녹아있는데, 각 작품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서는 비정규직 시간강사로 차별받는 젊은 여성을 조용히 관찰하고 있으며, <음복>은 남성에 의해 차별받았던 여성 가족구성원들의 고통을 스릴러 서사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다른 세계에서도>에서는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낙태의 억압에 대한 산부인과 의사의 시야를 담고 있다.

 

 페미니즘 비평론에 의해 작품을 분석하기에 앞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 이론에서 여성의 사회적 거세에 대해 논하였다. 남근은 단순한 남성의 성기가 아니라, 남성이 현재 가부장제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많은 우위의 권력들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º 첫 번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주인공 희원의 관찰 대상인 그녀는 젊은 여성강사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말끝을 흐리며, 은근히 무시하는 말투로 대답하는 등 작중 사회적 거세로 인한 여러 차별들을 강의시간에 마주하게 된다. 그녀의 강의에서 많은 여학생들은 자신이 여성으로서 받고 있는 차별을 가시화하려 하지만, 발표를 가로막는 학생들(혹은 중립을 유지하는 학생들)에 의해 그 고발은 중단된다. 이 작품은 희원과 그녀의 만남을 거쳐, 여성강사로서 받는 차별을 희원이 그대로 답습하는 결말에 이른다. 이는 페미니즘 소설을 세 단계(고발단계-재해석단계-해방비전을 제시하는 단계)로 나누었을 때, 고발단계에서 머무른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º 두 번째: 「음복」

 

 반면, <음복>은 한 걸음 더 나아간 재해석 단계에서 기득권 남성들의 무지를 비판하고 있다. , 남근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의 보이지 않는 거대 권력가족사를 통해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남편 가족의 여성 구성원인 시어머니, 고모, 며느리인 주인공은 모두 무의식 속에서 남성이자 주인공의 남편인 정우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고모가 그를 싫어하는 어투의 대사를 내뱉는 부분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며, 남편은 마지막 결말부분에 이르러서야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된 복잡한 가족사의 진실을 알고 그동안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던 가족 간 갈등관계를 파악하게 된다.

기존의 가족 간 갈등을 다룬 소설작품들 중 대부분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갈등을 묘사하였다. 하지만, 이 소설은 며느리인 주인공 세나의 입장에서 사실 시어머니, 고모 모두 남편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데 성공한다. 여성의 입장에서 가족 간 갈등에서의 여성들의 입장을 상세히 묘사하고, 이를 스릴러라는 장르로 재구성한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는 1970년대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특징들이 일부 드러난다. 남성에 대한 희생과 복종을 강요하는 가족문화에 대한 여성의 불만이 피해자인 고모의 입을 통해 우회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서 가부장제로 인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폭력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면, <음복>에서는 이러한 가부장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작품의 전반에 깔려있다.

 

 

 

º 세 번째: 「다른 세계에서도」

 

 <다른 세계에서도>는 위의 두 작품들과 결을 달리한다. 이 작품은 위의 타 작품들처럼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받는 폭력이나 가부장제로 인해 여성들이 받는 피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난하지 않는다. 하지만, ‘낙태죄라는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억압에 대한 비난은 결국 페미니즘적인 시각과 이어져 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여성에게 가해지는 낙태죄라는 억압을 없애기 위해 여러 세미나에 참석하고, 칼럼을 기재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노력들을 하는 산부인과 의사 희진 언니를 관찰한다. 또한, 의도치 않게 임신한 인턴인 동생 해수가 아이를 낳지 않고, 결혼을 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기도 한다. 낙태와 가부장제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가부장제 하에서, 여성들에게는 정조와 순결을 강요받는 여성성이 부여된다.

, 여성을 지배하기 위해 남성이 만든 여성상에 어긋나는 여자는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으며, 낙태죄는 아이를 가지면 무조건 결혼하도록 남성 중심의 사회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외치는 작품 속 수많은 여성 산부인과 의사들의 목소리는 기존의 가부장제로 대표되는 남성권력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따라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은 여성의 해방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작품 또한 <아주 희미한 끝으로도>와 같이 낙태와 관련된 여성의 현실을 고발하는데 그친 작품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내용이 많아서 나머지 작품들은 다음 포스팅에 해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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